본문 바로가기

초보아빠 육아일기

[초보아빠 육아일기]아빠 일기1

 

 

 

 

 


 

 

 

요즘 집에 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재인과 함께하니 한손엔 재인 한손엔 핸드폰을 쥐게 된다.

 

앨범을 뒤지다 나온 사진한장. 건축을 그만두고 마지막으로 그렸던 그림이었다.

 

기성세대와 사회가 만들어 놓은 안타까운 한국 건축의 현실에 치를 떨었던 당시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의 마음은 조금 달라 있었다.

 

건축가의 길을 그만둔것에 후회는 없지만 가끔은 미안할때가 있다.

 

턴키와 BTL따위로 망가진 건축계의 현실에서도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은 공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동기들과 후배와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건축을 등지려는 후배들 어깨 토닥이지 못해 미안하다.

 

건축가의 꿈을 포기한 내 자신에게 미안하다.

 

정말 재미있는 학문이며 대한민국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건축가라는 동지가 되지못해 미안하고

 

새롭게 자신의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후배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좋은건축가가 되지 못하겠지만 합리적인 디벨로퍼 혹은 건축주로서 만나길 빌어본다.

 

꽤 늦은감이 있지만 미안하고 고맙다. 당분간 팬을 놓겠지만 건축가로서 수많은 밤

 

지새우던 열정 잊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만년필로 끄적이는 날이 오길 빌어본다.